서스펜션 작업은 다음 내용을 포함합니다.
1. 순정 포크의 이너튜브+카트리지 탈거
2. 신품 이너튜브 장착
3. 안드레아니 카트리지(RS250후기형 용) 장착
처음에는 쉬운 일인 줄 알았는데, 할수록 문제가 새록새록. 아무래도 RS125는 프론트 포크가 한덩어리이니 저런 분해 작업은 매뉴얼도 없고 그렇겠지요. 우선 부품도를 보면 23, 24번이 교체 대상인데, 통부품으로 되어있습니다. 사실 RS125는 댐퍼, 스프링 교환이 안되는 물건인 것이지요.
원래 차체에 달린 포크가 한세트 있었고, 이베이에서 혹시 몰라 한세트를 더 샀습니다.
이너튜브는 표면이 상한건 아닌데 기분나쁘게 검정색으로 변색이 있네요.
그리고 댐퍼, 스프링 등도 조절식으로 하려고 안드레아니 카트리지를 샀읍니다. RS125용은 매트리스라는 회사에서 나온게 있는데 백만원이 넘길래, RS250용을 샀습니다. 한가지 잘못 생각한게, RS125는 마르조끼 제품입니다. RS250은 초기에는 마르조끼, 후기에는 쇼와인데.... 쇼와용을 샀어요. 마르조끼걸 샀으면 뒤에서 나올 삽질이 좀 줄었을지도.
이너튜브도 신품 구매. 순정 부품으로는 이너튜브를 따로 구할수는 없습니다.
오버홀의 기본은 씰 교환이지요. Athena 씰 세트를 샀니다.
세척하고 씰 교환 등등. 안쪽 부시는 새로 사긴 했는데 안빠져서 교환은 포기. 원래 것도 상태가 안좋은것도 아니긴 한데, 손을 못댄게 못내 아쉽기는 합니다.
이너튜브가 분해가 안되는데 집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지요. 외주룰 줘봅시다. 부산에 유이워크라고 서스펜션 전문 업체에 의뢰를 했습니다. 안드레아니 국내 총판이라는데 저는 직수한 안드레아니 카트리지를 맡기는 진상짓을.
이렇게 분해를 해서 RS125 프론트 서스펜션이 어떻게 생겼는지 봅니다.
끝이 이렇게 막혀있습니다. 이너튜브만 교환할 수는 없겠지요. 새 이너튜브도 저렇게 끝을 막아줘야합니다.
새 이너튜브에 나사산을 내고,
뚜껑을 만들어 박습니다. 그리고 카트리지를 설치하면 되겠지요.
조립 준비
설치 완료. 위에 있는게 순정 서스펜션입니다.
이러고 끝이면은 좋겠으나... 아우터튜브 위쪽 캡이 문제입니다. 마르조끼랑 쇼와는 나사산 피치가 다른 것이지요.
마르조끼는 1.5mm, 쇼와는 1.25mm였나...
또 외주를 줘서 포크 캡을 깎습니다. 좌측이 새로 깎은거, 우측이 원래의 포크 캡.
오링 먼저 끼우고요,
가운데에 프리로드 및 댐핑 조절부를 끼우고,
클립을 끼우면 됩니다.
두개 조립 완료.
아우터 튜브에 잘 맞네요.
이제 그냥 조립은 아니고요, 프리로드랑 최대 압축 길이를 잘 조절해서 순정 서스펜션이랑 같은 가동범위를 줘야합니다. 우선 서스펜션 길이를 잘 맞춰보지요.
우선 카트리지 상단을 분해해둡니다. 좌측은 다 조립된 카트리지고, 우측에는 댐퍼로드/댐퍼 스페이서/스프링 순입니다. 댐퍼 로드는 실제로 댐퍼를 구동하는 물건이고, 댐퍼 스페이서는 과도한 압축 시에 댐퍼로드에 충격이 가지 않게 대신 막아주는 물건입니다.
순정 포크랑 비교해서 포크 캡이 어느 정도 위치에 놓일지를 가늠합니다. 저렇게 맞춰보면 스프링의 길이가 모자라니, 포크를 장착하면 포크가 설계된 길이보다 줄어들겁니다. 포크캡과 스프링 사이에 뭔가를 끼워넣어서 길이를 맞춰야겠지요. 아마 42mm였나... 그쯤 되었던듯 합니다.
초기 길이는 그렇다 치고, 이제 압축이 얼마나 될지를 가늠해봅니다. 순정 포크를 보니 한 11cm정도 스트로크가 나오겠네요. 댐퍼 스페이서가 아우터 튜브 캡에 닿을 때가 서스펜션이 최대로 압축되는 때가 되어야겠지요. 눈금이 새겨진 쪽을 잘 잘라내서 맞추는데, RS125에 맞추려니 다 잘라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카트리지 자체가 순정보다 길이가 길어서 안드레아니 카트리지를 달면 스트로크는 155mm정도가 나옵니다. 이거 중요합니다.
이제 프리로드를 고민해야 합니다. 조절식 서스펜션에서 프리로드야 뭐 그까이꺼 조립하고 육각 대가리 대충 서너바퀴 돌리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대로 하자면 끝이 없겠지요. 게다가 RS125는 순정이 조절식이 아니라서 세팅에 대한 정보는 메이커에서는 제공하는게 없다는게 문제겠지요. 그리고 조절식이라고 해도 프리로드를 무한정 조절할수는 없으니, 조립 시에 적절한 스페이서의 활용으로 프리로드를 맞추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참에 프리로드가 뭔지를 설명하자면, 다음 두가지 사항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1. 서스펜션의 적절한 가동 범위는 사전에 설계되어 있음
2. 서스펜션의 스프링은 하중이 커지면 그만큼 더 압축됨
이제 아래 그림을 보면, 서스펜션에 사람이 한명 올라타면 어느 정도 압축이 될겁니다(아래 그림에서 h_T). 거기에 맞춰 차량의 지오메트리가 설계되었다고 칩시다.
사람에 짐까지 더하면 서스펜션이 (아래 그림에서 C만큼) 더 주저앉을겁니다. 우리가 설이나 추석 명절을 쇠고 올라가는 길에 보는 차들이 많이 주저앉아있는 이유겠지요.
차가 주저앉았다면 아무래도 거동이 설계자의 의도화는 거리가 있게될겁니다. 그럼 스프링을 더 탄탄하게 바꾼다거나(현실적으로 불가), 서스펜션이 주저앉은만큼 뭔가를 끼워서 높이를 보충한다거나... 그래야겠지요. 그게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저 C를 알고, 그에 맞춰 h_T를 조절하는게 프리로드 세팅입니다. 대개는 서스펜션의 길이는 유지하면서 스프링을 압축해주는 별도의 조절부를 둡니다.
별로 도움되는 얘기는 아니지만, 텐덤을 고려하는 이륜차는 텐덤에 따른 뒤쪽 하중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뒷쇼바는 프리로드 조절이 손쉽게 되어있습니다. 앞 포크는 조절을 못하는 방식이라도요. 전에 타던 F800S가 그랬지요. 몬스터 695나 RS125는 뒷자리는 장식인 이륜차라서 그런거 없고요.
각설하고, RS125의 경우에는 애초에 쇼바가 조절식이 아니니, 그냥 쌩 서스펜션에 하중이 올라가면 올라가는대로 앞쇼바가 주저앉는 방식이지요. 프리로드가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나, 속을 까볼 수 없으니 알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의 작업이 필요합니다.1. RS125 순정 앞쇼바의 적절한 설계 길이를 찾고, 2. 그 길이에 맞춰서 전체 서스펜션의 조립 시 길이를 조절하고, 3. 프리로드를 적절히 주어야 합니다. 1-3까지가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으나 최대한 있는 자료를 긁어모아 봅시다.
2번 항목은 멀쩡한 쇼바가 한쌍 있으니 길이를 비교하면 되겠습니다. 이건 문제가 아니겠네요.
1번에 대해서, 사실 RS125는 순정 스프링이 카트리지에 들어가있어서 스프링을 따로 교체하거나 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스프링의 탄성계수랑 프리로드를 알려주질 않습니다. 바꿀수가 없는디 알아봐서 뭐할거여.. 싶지요. 물론 집에 굴러다니는 적출해낸 서스펜션을 갖고 재면 될듯도 한데 뭘로 어떻게 잰답니까. 그리고 한쪽 포크는 댐퍼 전용, 다른 한쪽만 스프링이 있으니 스프링이 양쪽에 들어간 차량과는 스프링의 강직도가 좀 다르겠지요. 쉬운게 없네요.
순정을 모르겠으면 올린즈!를 참고하면 됩니다. 1등을 따라하면 2등이라도 할 수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RS125 순정 앞포크의 스트로크 거리는 한 110mm 정도 되니까 라이더를 빼고 차량만 올리면(F1-F2) 26 - 33mm, 라이더를 올리면(F1-F3) 22 - 44mm 정도 주저앉게 해봅시다. 아마도 F1-F3가 더 중요하겠습니다. 그런데 아까 안드레아니 카트리지를 달면 포크 길이가 45mm 늘어났다고 했지요. 결국 라이더를 태웠을 때 포크는 22-44mm가 아니라, 67-89mm가 주저앉아야 순정의 지오메트리랑 같아질겁니다.
RS125의 운행 가능한 wet weight는 145kg쯤 되고, 제 무게가 75kg. 앞/뒤 무게배분 50:50 잡으면 앞포크 양쪽에 가해지는 하중은 110kg입니다. 안드레아니 카트리지의 스프링 계수는 좌우가 다른데, 각각 6.3N/mm, 7.8N/mm입니다. 다른 차들은 스프링 상수가 한 9 N/mm이쪽저쪽이던데 2T가 가벼운 편이니 저렇게 스프링도 약한걸 쓰나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몬스터 695용 올린즈 스프링이 한쌍 굴러다니는데 그거 스프링상수가 9N/mm입니다.)
프리로드 이 장착하면 쇼바가 76 mm 주저앉는걸로 계산됩니다. (실제로는 저거보다는 캐스터각 때문에 10%정도 더 주저앉음) 순정같으면 프리로드를 줄 판인데 포크 길이가 늘어난걸로 프리로드값을 상쇄하겠네요. 잘됐습니다. 프리로드 줘서 포크 조립하려면 전용 공구가 또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조립 완료. 오일 채우고 포크 닫으면 되는데, 오일은 적당한거 골라서 사야겠지요. 모쪼록 오일이 질질 새는 불상사가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