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바이든 자동차든 요새는 고급유가 하도 유행인데, 고급유의 용도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그림을 하나 찾아서.

 

우리가 배우는 4행정 엔진의 작동 순서는 흡입-압축-폭발-배기인데, 책에 따라서는 흡입-압축-연소-배기라고 쓰기도 합니다. 근데 실제로도 점화 플러그에서 불꽃이 일어나서 퍼져나가는 연소라고 부르는게 타당합니다. 전파 속도가 큰 폭발은 아님. 그랬다가는 엔진이 터졌겠지.

 

 

 

 

별로 크지도 않은 연소실이지만, 화염이 전파되는 속도가 유한하니 연소가 동시에는 아니고, 점화 플러그에 가까운 순서대로 일어나는데, 그냥 생각하기에는 피스톤이 가장 위로 올라왔을때(상사점 - TDC) 연소가 한창 일어나 연소실 압력이 최대가 되면 가장 이상적인 작동 조건이 되겠습니다. 실제로는 상사점을 좀 지나고서 압력이 최대가 되는게 제일 좋다는데, 뭐 큰 틀에서는 그냥 적절한 시기에 적절히 스파크를 튀겨야 겠다고만 알아두면 되겠습니다. 근데 화염 전파 속도를 고려하면 그 적절한 피스톤 위치가 되기 좀 전에 스파크를 튀겨야 화염이 퍼져나가다가 적절한 때 연소실을 가득 채우게 되겠고...

 

이제 아래 그림을 보면, 연소가 없어도 피스톤이 오르락 내리락을 하니 당연히 연소실 압력은 올라갔다 내려갑니다. 그 부피 차이가 압축비. 엔진 성능은 압축비보다는 연소실 최대 압력의 관점에서 보는게 좀 더 적절한데, 1기압으로 들어온 공기를 압축비 10:1 엔진에 쑤셔박으면 최대 압력이 10기압이 되겠지요. RS125 같이 소배기량 엔진의 경우는 가스켓 두께를 가지고서 연소실 사이즈를 조절, 압축비를 바꾸기도 합니다. 대개 얇은 가스켓은 극한의 성능을 추구하다 엔진을 조져먹는 수순이라 저는 가능한 두꺼운걸로 쓸 예정. 

 

 

 

그 외에도 연소실 최대 압력을 올리려면 그냥 흡기 압력을 올려서 더 많은 공기가 공급되도록(과급)하는게 터보네 슈퍼차져네하는 허접한 기술이랑, 그리고 SRAD! 스즈키 기술의 정수인 스래드!가 있습니다.

 

 

이제 연소까지 포함을 해서 생각을 하자면, 당연히 연소를 하면 단순 압축을 할때보다 연소실 내부 압력은 더 올라가겠습니다. 근데 점화를 늦게 하면 피스톤이 내려갈 때 연소가 시작되니 최적 타이밍을 지나쳐서 연소가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게 됩니다.

근데 연소실 압력이 너무 높으면(혹은 강한 압축으로 인해 온도가 올라갔으면) 점화랑 무관하게 연료의 이상연소가 발생하는데, 이게 노킹. 화염 전파속도도 빨라서 이건 폭발로 봐도 되겠습니다. 소음도 크게 나고. 그게 위 그래프에서 제일 위쪽의 들쭉날쭉한 곡선부분입니다.

 

고급 휘발유라고 하는 고옥탄 연료는 노킹의 한계압력, 온도를 좀 더 높게 가져가서, 좀 더 최적값에 가까운 이른 점화에서도 노킹 없이 제 성능을 발휘하게 해줍니다. 따라서 압축비도 높고 출력도 높은 고성능 엔진에 고옥탄을 필수로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압축비랑 출력이 낮은 공랭(695같은)은 왜 고급유를 넣나여? 엔진 온도가 높아서 작동 환경이 가혹한 편이라 그렇습니다.

 

다만 애초에 저런 한계상황의 구동을 상정하지 않은 엔진은 고옥탄을 넣어봐야 의미가 없게 되겠습니다. 노킹이 확률적인 문제라 일상영역에서도 좀 더 안정적일수는 있겠지만, 공산품 퀄리티가 그정도는 원래 버티게 설계되어 있으니 굳이... 싶습니다.

근데 오도바이가 자기만족이 큰 취미용 탈것이니 뭐 돈 좀 더쓰는거야 남이 뭐라할것도 아니고. 다들 엔진오일 지크 놔두고 외산 합성유 100% 쓰잖습니까.

 

그리고 노킹 센서가 달린 물건은 연소실 압력에 노킹같이 강한 진동이 찍히면 연소 시기를 늦춰 엔진 최대압력을 낮추고(더불어 출력도), 추가로 연료를 더 뿌려 기화열로 연소실 온도를 낮추기도 합니다. 따라서 연료소모는 커지고 출력이 낮아지는 참사가. 차들은 저런게 기본이고(노킹 심하면 알아서 시동을 끔), 오도바이는 요새 것들은 저런 센서가 들었다던데, 여긴 화석 박물관이라서 저런 신기술은 경험해본적이 없습니다.

 

 

이제 점화 타이밍의 조절과 관련해서, RS125는 커스텀 CDI를 쓰면 점화 타이밍을 세팅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게 Zeeltronic에서 내는 CDI지요. 질트로닉 CDI는 순정 CDI랑 같은 모양인데 배기밸브 컨트롤러가 합쳐진거라서 점화 타이밍이나 Rave 밸브 개폐 회전수를 설정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동봉된 USB나 컨트롤러로 설정값 입력 가능.

 

 

그리고 CDI 세팅 이야기.

점화플러그 점화는 피스톤이 제일 위로 올라오기(상사점, TDC) 좀 전에 이뤄집니다. 

그래프 세로축이 크랭크샤프트가 상사점 대비 몇도 앞에 있을 때(BTDC) 점화를 하는지인데, 저렇게 회전수가 올라가면 점화 포인트를 더 늦추는 식으로 세팅합니다. 연소실이 좁아지는 속도가 커지니 점화를 좀 더 늦게 해야 최대 압력을 얻을 수 있는 탓도 있고, 노킹에 대응하려는 것도 있고.

 

근데 순정 CDI는 환경인증때문에 5500RPM 영역에서 점화 타이밍을 확 죽여버립니다. 그래서 순정 RS125는 저 영역에서 빌빌대다가 RPM이 높아지면 정상 점화시기로 돌아가면서 더 잘나가는듯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이게 파워밴드는 아니나,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기도 하지요. 제대로 된 파워밴드는 에탁 열리는 8000rpm인가 그 이상입니다. 5500RPM이 아니라. 순정 CDI는 저 점화시기 조작을 강제로 죽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구형 CDI는 옆을 파내서 기판을 자른다거나, 신형은 위치 맞춰서 드릴로 구멍을 낸다든가.

 

 

질트로닉 CDI는 그냥 RPM 대비 모든 영역의 점화시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른 변수 입력에 대응할수는 있는데,  애초에 RS125에는 센서가 별로 없어서 매핑할것도 없네요.

전자장비 빵빵한 요즘 ECU들은 스로틀 센서 개도, 엔진 회전수 맞춰서 점화시기랑 연료분사량을 조절. 외부 기온이라거나 기울기라거나 별별 센서에서 입력을 많이 받을수록 제어가 복잡해지는 대신 성능이 최적화 되겠지요. 여튼, 질트로닉 CDI를 이용하면 고급유 세팅으로 점화 타이밍을 잘 만질 수 있는데, 괜히 실린더 날려먹으면 아까우니 조심해서 해보는걸로.

 

참고로 ECU에 바퀴 회전수 신호까지 들어가면, 구동력이 너무 클 때 엔진 회전수-뒷바퀴 회전수가 차이가 커지는 슬립을 감지하고, 이렇게 슬립 때 점화 시기를 일부러 어긋나게 해서 순간순간 출력을 줄이기도 합니다. 출력이 줄어들면 바퀴가 밀리는 힘이 줄어들면서 트랙션을 찾겠지요? 그게 트랙션 컨트롤. 다시 말하지면 RS125는 그런거 없습니다.

 

반대로 브레이크를 콱 잡았는데 제동력이 너무 세서 바퀴가 잠긴다? 회전수가 0으로 나와서 슬립이 나니, 브레이크 유압 라인을 풀어줘서 제동력을 빼버립니다. 그게 ABS. 그래서 간단한 TCS에 비해, ABS는 브레이크 라인에 별도 액츄에이터가 들어갑니다. BMW F800S 기준으로 상당히 비쌌던 듯. 이건 전자장비에 액츄에이터가 붙은거라서 겉으로 봐서는 속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가늠할 방법도 없으니 중고로 사기도 애매한 물건이고 했던 기억이.

 

 

여하튼, CDI는 주문하니 금방 제작돼서 DHL로 도착해서 언박싱.

동봉된 티셔츠는 뭐지..  차라리 티는 안넣어주고 가격을 깎아줄 것이지. 

그리고 스티커는 뭐 저리 많이. 델오르토랑 애로우 스티커 둘 다 이미 RS125 카울에 발라둬서 더 쓸모도 없는디.

 

여하튼, CDI는 순정에 비해 상당히 무겁습니다. 기능이 많아서 그런지.

 

세팅을 위해서 동봉된 USB로 PC에 연결해서 전용 프로그램 띄우고 점화 타이밍 맵 입력해주면 된다고 합니다. RAVE 밸브 개폐 회전수의 세팅도 가능한데, 커넥터랑 전선 라인은 설명서에는 있는데 좀 애매하게 생겨서 장착 가능할런지. (나중에 성공하면 따로 글쓰겠습니다.)

 

 

매뉴얼 보면 CDI에 다른 이것저것 기능들은 있는데(퀵시프트, 시프트업 인디케이터 등) RS125에는 해당 없는듯. 그래도 살릴 수 있다면 시도해보는것도 재미있을듯 합니다. 

 

디폴트 세팅을 보면 원래는 스로틀 개도 따라서 점화시기 맵을 세팅 가능합니다. 근데 RS125는 스로틀 포지션 센서(TPS)가 없어서 무의미하지요. 세팅에 파워젯은 또 뭐지.

 

기본 점화 타이밍 맵은 이렇게. 고급유를 넣고 점화 타이밍을 앞으로 당기면 크고 강한 출력에 크랭크가 무너지고~ 실린더가 무너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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