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이 헬멧 얘기를 찾다가 요즘 헬멧 설계에 대한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https://www.motorcyclenews.com/news/new-tech/helmet-aero/
위 링크의 글을 정리하였습니다.
2021년 3월 27일 Pramac Ducati의 Johann Zarco가 MotoGP 최고속을 달성했습니다. Zarco는 90년생 프랑스 라이던데, 상위 클래스에 늦게 데뷔해서 17년부터 Tech 3 Yamaha에서 뛰다가 팀을 이리저리 옮겨가다가 21년 이래로 지금은 Pramac racing에서 뛰고 있습니다. 대충 포디움에 자리 예약까지는 아닌 중상위권 라이더라고 보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안좋은 방향으로 유명한게...
헬멧 그래픽이 저래갖고. 한국에서는 로드킬 당하기 딱 좋은 그런 그래픽입니다.
나름 일본 라이더들에 대한 헌사라는데, Rossi도 초반 닉네임이 Abe Norifumi에서 따온 Rossifumi였던걸 보면 일뽕이 레이서들 필수 소양인가도 싶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요새는 그런 그래픽 안쓰는 중. 아마도 한국인의 항의는 이유가 아닐테고... 두카티에서 뛰니까 일뽕 그래픽은 좀 부담이었나 싶습니다.
여튼, 이 양반이 21년 카타르GP 연습에서 225.1 mph, 362 km/h를 찍어서 MotoGP 최고속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그 전 기록은 만년 4위의 아이콘으로 고통받는 Andrea Dovizioso가 이탈리아 Mugello에서 찍은 건데, 3.5 mph 낮은 221.6 mph (356.6 km/h)래나. 지금은 같은 팀의 같은 헬멧을 쓰는 Jorge Martin이 기록한 363.6 km/h입니다. 여기서 같은 Shark 헬멧이 포인트.
참고로, F1 최고속은 Valtteri Bottas가 아제르바이잔에서 2016년에 찍은 378 km/h. MotoGP, F1 같이 열리는 서킷 결과를 비교해보면 좀 재밌겠다 싶습니다.
그런 속도로 조져대는데 필요한건 엔진 출력만이 아니라는게 자동차 최고속 경쟁의 승자였던 McLaren F1의 출시 이래로 오랜 주제입니다. 최고속의 문제는 당연히 공기역학의 문제인데, (오픈휠 말고) 그냥 자동차보다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한 이륜차는 그럼 어떡해야 하나? 헬멧 디자인이 중요하겠지요.
Shark에서는 2011년 이래로 헬멧 외형 디자인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운운하는 이야기가 링크한 본문에 있고... 2010년 무렵에 컴퓨터 시뮬레이션계에 있어서 큰 이슈가 있었는데, F1에 참가한 Virgin racing에서 우리는 풍동 실험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F1 차량을 디자인하겠다! 했다가 시원하게 말아먹은 바가 있습니다.
Virgin과는 달리, Shark의 시도는 제법 성공적이었던 듯 하지만.
요즘 헬멧의 디자인 트렌드인 뒤쪽으로 튀어나온 스포일러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 부분이 눈에 띕니다. 스타워즈에서 반란군 헬멧같기도 한데. 요즘 헬멧은 Arai 빼고 다 뒤로 튀어나와 있지요.
헬멧이 뒤로 연장되는 건, 레이싱 슈트 등에 있는 험프와의 간격을 줄여 공기 흐름을 잘 잡아주려 하는 의도입니다.
그리고 Shark에서 추가로 강조한건 헬멧 뒤쪽으로 핀을 세웠다는건데... 옷pin 팔고 샤크fin 할 때 fin.
2016년에 야마하에서 뛰던 Jorge Lorenzo를 스폰싱하면서 보니, 야마하랑 Shark랑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같은 프로그램을 쓰더라... 해서 둘이 같이 일하기가 편했고, 그 때 저렇게 헬멧 뒤로 핀을 세우는 방식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잠깐 다른 얘기로, Lorenzo는 15년까지는 HJC 헬멧을 썼습니다.
핀의 설계에 대해 설명하자면, 튀어나오서 압력이 낮은 헬멧 뒤쪽-등을 거쳐 압력이 높은 후방쪽으로 공기를 유도해야 하니, 저런 핀을 세우면 공기역학적으로 도움도 되고... 헬멧이 흔들리지 않게 방향도 잡아주는 그런 역할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비슷한 예로, 자동차 뒤쪽에 디퓨저에 보면 세로로 핀을 세우는데, 이런 핀을 세워서 Mugello 서킷 테스트에서 2.5 mph, 4 km/h의 최고속을 더 벌었다니, 대충 1% 정도의 최고속 상승의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근데 일상 운전에서도 저런 스포일러 달린 헬멧이 의도한 기능을 하려나?에는 저는 좀 부정적입니다. 허리를 저렇게 굽히지도 않고, 자켓에 험프가 달린 것도 아니고. 그래도 스포일러 달린 헬멧=상위모델=만듦새가 좋음은 당연한 결론일듯 하니, 제 말 신경쓰지 말고 원하는대로 쓰면 되겠지요.
디퓨저는 그 에어콘에 꽂는 냄새나는 디퓨저 말고, 이런 디퓨저.
Arai 헬멧을 쓰는 입장에서는 이런 최고속 경쟁같은 내용이 참 뭐한게, Arai는 설계 철학이 헬멧을 똥그랗게! 입니다. 그게 제일 안전하다는 사상에서 나오는 설계인데, 스포일러를 달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헬멧이랑 일체형은 죽어도 안내고 탈부착식으로 내고 있지요. 탈부착식을 내는 이유가 사고나면 얼른 깨져서 분리돼야 동그란 헬멧이 제 기능을 다 한다고.
물론 안전 측면에서의 Arai의 곤조는 이해하나, Shark 처럼 1%의 개선을 추구하지 않는게 MotoGP 그리드에서 Arai 헬멧이 사라져가는 이유인듯 합니다. 한때는 헬멧 스폰서를 Arai를 쓰다가 딴걸로 갈아탄 적이 있는 사람한테는 다시는 스폰서를 안해주는 콧대높은 메이커였는데. Arai 헬멧을 쓰는 레이서가 줄어드니 레플리카 디자인도 적게 나오고, 그래서 더 덜 팔리고, 돈이 덜 벌려서 스폰싱을 못하고 그런 망테크까지는 제가 걱정할건 아닐듯 하겠지만, 그래도 아라이 헬멧 3개째인데 MotoGP에서 잘 팔리면 기분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Miscellaneo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바이크를 타며 다리를 떠는가? (0) | 2023.08.30 |
---|---|
Trilobite 라이딩 진 (0) | 2023.04.12 |
새 헬멧으로 시즌 준비 (0) | 2023.01.31 |
중립에서 밑으로 한단 내리면 몇단입니까, 형님-?!! (1) | 2023.01.31 |
Arai RX7X 스포일러 수리 (0) | 2022.06.01 |